김보경(김): 어부의 피난처(2020)와 라 발사네라(2023)는 모두 나투라 푸투라 아르키텍투라(이하 나투라 푸투라, 「SPACE(공간)」 636호 참고)가 기반한 에콰도르의 소도시 바바오요에서 진행한 생산적인 수상 주택 시리즈다.
후안 카를로스 밤바 비센테(밤바): 어부의 피난처는 카누 수리공이자 어부인 돈 테오도로의 수상 주택을 리노베이션 한 프로젝트다. 발사 나무로 만든 그의 수상 주택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지 35년이 지나 무너질 위험에 처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기존 플랫폼과 구조 기둥을 그대로 유지하되 벽, 지붕, 플로팅 시스템은 전통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현대 기술로 대체했다. 라 발사네라는 돈 카를로스, 도냐 테레사와 그들의 막내아들을 위한 수상 주택이다. 세 가족은 30년 이상 바바오요 강에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데, 카를로스는 카누를 수리하고, 테레사는 전통 음식을 만들어 판매한다. 이들의 집은 기존 플랫폼과 구조를 재사용하기에는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집의 기능과 크기만 유지했다. 만약 그대로 사용했다면 곧이어 닥친 엘니뇨로 인해 가족이 굉장한 위험에 빠졌을 것이다. 생활공간의 생산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참여 디자인 방법을 사용했다. 가족과 설문조사 및 인터뷰를 진행하고, 기존의 가구와 용도를 기록한 목록을 작성해 가족의 요구 사항을 해결하면서도 기존의 자재와 가구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사용하던 가구들은 몇 년 더 사용할 수 있도록 수리해 복원했고, 사용하지 못한 자재 중 몇 가지-대나무 줄기, 전통 목재 등-는 2023 샤르자 건축 트리엔날레 전시(「SPACE(공간)」 677호 참고)를 위해 사용하기도 했다.
김: 바바오요 강 지역의 수상 주택 시리즈는 어떤 계기로 시작했나?
밤바: 수상 주택에 관해 이미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계획한 수상 주택 시리즈는 바바오요에서 태어난 후 계속 그곳에 거주해온 호세 페르난도 고메즈의 개인적인 관심사에서 출발했다. 지난 세월 동안 바바오요의 도시 발전에 있어 수상 주택 문화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도시와 강을 늘 엮어주고 있던 연결점이 사라졌다. 이 문제는 우리가 어떤 대책을 찾겠다는 계기가 됐다. 첫 번째로 어부의 피난처를 진행했고, 그 이후 다른 프로젝트들을 이어갔다.
라 발사네라(2023, 왼쪽)와 어부의 피난처(2020, 오른쪽) 외부 전경
Exterior views of La Balsanera (2023, left) and Fisherman’s Shelter (El Refugio del Pescador, 2020, right)
(©Francesco Russo)김: 바바오요의 수상 주택 공동체는 언제 어떻게 형성됐나?
밤바: 바바오요 강 지역의 수상 주택은 콜럼버스 이전 시대부터 있었고, 에콰도르의 다른 지역에도 바바오요와 유사한 수상 구조물이 많았다. 만테뇨-우앙카빌카(Manteño-Huancavilca, 콜럼버스 이전 시대 에콰도르 문화 중 하나) 문화에서 바다와 강은 중요한 경제 활동 중심지였다. 바바오요 강의 수상 주택 공동체는 2004년 관광부에 의해 관광 명소로 인정받았고, 수상 주택을 짓는 기술은 2010년 에콰도르의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1995년 바바오요 지역에는 수상 구조물 150여 개가 있었으나, 2014년에는 우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안전하고 생산성을 겸비한 수상 주택을 만들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