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는 주연과 조연, 다양한 등장인물이 있듯이 게임에서도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해 게이머의 몰입감을 높여줍니다. 특히, 대작이라 평가받는 게임은 영화 이상의 스토리와 캐릭터성으로 많은 게이머들에게 여전히 회자되는 대상이기도 합니다.
작품 밖에는 기획자, 프로그래머, 일러스트레이터 등 게임이라는 세상을 탄생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개발자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피땀 흘려 만든 게임은 게이머에게 때론 웃음을, 때론 눈물을 선사하며 일상의 피로를 잠시 잊게 만들어 줍니다.
때론 주인공, 때론 친구, 때론 적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부터 게임이라는 세상을 탄생시킨 개발자들까지 게임에 관련된 인물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했습니다.
몬스터 헌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수렵대상은 다양한 종과 목으로 분류되는 생물 유형이 존재한다. 그 중에서도 '조룡종'은 대부분의 시리즈에서 가장 먼저 접하는 몬스터의 포지션을 가져가고 있으며 '얀가루루가'와 같은 특이 케이스를 제외하면 난이도 또한 그렇게까지 어렵지 않아 헌터들에게는 굉장히 친숙한 존재들이라고 볼 수 있다.
시리즈가 전개되고 세계관이 점점 커짐에 따라 조룡종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던 사실상의 1라운드 보스 포지션 통칭 '선생님'의 역할을 대신하는 몬스터가 여럿 등장했지만 여전히 많은 헌터들에게 있어 '선생님'을 이야기하면 보통은 얀쿡크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실제로 20주년 기념 공식 인기투표 '몬스터 총선거'에서는 35위를 차지하며 조룡종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몬스터 헌터 4' 이전까지 사용되던 공식 번역명인 얀쿡이 더 익숙한 헌터들에게 대체 얀쿡크는 어느 정도의 존재였기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
자랑스럽습니다. 센세
사실 얀선생님은 이미 고여버릴대로 고인 헌터들에게 동네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만, 초심자 헌터들에게는 꽤나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얀선생님 이전에 만나는 몬스터들은 대체로 매우 정직하게 한두가지 정도의 패턴을 사용하는 것이 전부고 기본적으로 매우 허약하기 때문에 적당히 치고 받아도 쉽게 잡아낼 수 있는 반면, 비행과 브레스 및 포효 그리고 다리와 꼬리에 채이는 것과 같이 대형 몬스터들과 전투를 하면 맞닥뜨릴 수 있는 거의 대부분의 상황은 얀선생님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되기 때문이다.
얀선생님의 기획 의도부터가 대형 비룡종을 만나기 전의 튜토리얼 개념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그야말로 작은 리오레우스 내지는 리오레이아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인데, 야생동물처럼 이리저리 날뛰는 몬스터의 행동 양식을 읽어내고 그에 적절하게 대응한다는 기조가 확립되지 않은 상태의 헌터라면 얀선생님께서는 너희는 아직 위로 올라갈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며 3수레를 태워 집회소로 보낼 가능성이 높다.
얀선생님이 구사하는 '선딜레이 크고 반드시 넘어지며 속도도 느려터진 돌진'에 당한 헌터가 한둘이 아니다
패턴 하나하나의 동작이 워낙 크고 빈틈이 많은데다가 귀가 접히거나 찢어진 상태를 보여주면서 지금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를 대놓고 보여주고 있는지라 얀선생님은 조금만 실력이 쌓이면 지금까지 이런 쉬운 녀석한테 고전한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로 쉽게 잡히지만, 근성이 부족한 몬린이들에게는 통곡의 벽으로서 앞길을 막아 게임을 접게 만든 사례집들로 충분히 남아 있다.
때문에 얀선생을 혼자 잡을 수 있는지가 초심자를 벗어나는 기준점이라고 봐도 좋으며, 숙련된 헌터라고 하더라도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무기를 연습하려고 한다면 실전 감각을 익히기 위해 샌드백을 치는 느낌의 연습장보다는 얀선생님을 찾아가서 지금까지 가르침을 전해준 스승의 은혜(?)를 갚아주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픽시브에 투고된 오-사카(おーさか)의 팬아트, 2008년 작품임에도 많은 헌터들이 지금까지도 찾아보는 명물이다
물론 얀선생님에게 시리즈 전체의 간판으로서 모든 작품에서 개근하는 리오레우스 수준의 상징성은 없었기에 점차 등장하지 않는 작품의 수가 늘어나고 그의 역할을 대체하는 또 다른 몬스터들이 등장하면서 확고부동한 선생님 포지션이 어느정도 흔들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얀선생님을 대신 나온 녀석들은 이후 등장하는 몬스터들과 패턴이 그렇게까지 유사하지 않은 것은 물론 위압감 넘치는 외형으로 인해 선생님처럼 정겨운 느낌보다는 조교 내지는 교관님이라 불러야 할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있어서 완벽하게 그 자리를 대신하지는 못하고 있다.
오히려 작중에서 NPC의 대사를 통해 얀선생님과 독대하여 수렵에 성공하는 것이 초보 헌터를 벗어나는 것이라는 언급도 있으며 얀쿡크를 반복 수렵하며 얻는 칭호도 '선생님'으로 그 포지션은 제작진 오피셜로 공인된 것이나 다름 없다.
한편, 곧 출시 예정인 신작 '몬스터 헌터 와일즈'에서는 무려 9년 만에 얀선생님의 복귀가 예정되어 있다. 선생님이 마지막으로 출연한 작품이 한국어로 정식발매되지 않은 '몬스터 헌터 크로스' '몬스터 헌터 더블 크로스'임을 감안하면 대다수의 한국 헌터들에게는 그 텀이 유독 길게 느껴질 수도 있는 상황인데 이번에도 얀선생님은 새로운 유입 헌터들에게 유의미한 교육 커리큘럼을 보여줄 수 있을까?
궁금하다면 2월 말에 직접 확인해보도록 하자.
그리웠읍니다. 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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